지금은 휴학하고 있지만, 대학교 다니면서도 느꼈고 지금 혈당관리를 하면서도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일단 저지르고 계획은 나중에 세우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라는 것인데, 처음에 대학 다닐땐 "이렇게 계획세워서 이러저러하게 착착 공부하면 완벽하게 A+을 다 받겠지". 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근데 막상 해보니까 계획대로 하다가 한 부분에서 막혀버리면 오히려 거기서 빌빌대다가 이도저도 못하게 되버렸다.당연히 학점이고 뭐고 제대로 되는게 없었다.
하지만 혈당관리를 하기 시작했을 때는 계획 없이 일단 실천했던 것이 오히려 성공적이었다. 당뇨 확진 후 혈당관리를 하기 시작했을 땐 처음엔 아무것도 몰랐는데, 식단 조절은 어떻게 해야하고 무슨 운동을 해야하고 주의사항은 뭔지 하나도 몰랐었다. 그냥 일단 적게 먹고 운동을 많이하자는 생각에 계획 없이 바로 실행에 옮겼다. 무작정 나가서 뛰고 음식은 탄수화물인나 단거는 줄여서 먹고 일단 뭔가라도 해보았다. 오히려 그게 도움이 되었는지 끊기 힘들다던 당뇨약을 4개월이 안되서 끊어버렸다. 그 뒤로는 점점 관리 요령이 생기고 지식도 쌓여서 혈당을 좀 더 쉽게, 그리고 잘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계획없이 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혈당관리에도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제 이 단계에서부터는 좀 더 세밀한 계획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서 요즘에는 새로 계획을 세워서 혈당관리를 하고 있다.
위 두가지를 경험하면서 계획은 당연히 필요하고 정말 중요하지만 그것 이전에 먼저 일단 해보는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주변만 봐도 일단 실천하고 보는 사람이 성공하거나 어떤걸 잘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되려 계획부터 세워놓고 계획대로만 하려는 완벽주의자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일단 되든 안되든간에 실행하면 완벽하지 않아도 성과가 나오게 되고 또 그걸 토대로 앞으로 어떻게 계획을 세우면 좀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 깨닫게 된다. 처음부터 완성하기보다는 일단 완료하는 것, 그게 내가 위 두 경험에서 얻은 교훈이다.
그러나 결국엔 계획은 있어야 되고, 위의 내 두번째 경험처럼 계속 계획없이 실천만 하다가는 그 한계가 드러난다는 점도 놓쳐선 안될 것이다.
